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와이프불륜정보수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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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-09-11 13:0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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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새벽부터 움직였다. 의뢰인의 전화는 전날 늦은 밤에 걸려왔고, 나는 망설이지 않고 메모장과 카메라 가방을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. 창밖은 아직 어두웠지만, 하늘은 맑았다. 도시는 아직 깨어나지 않은 채 고요했고, 차가운 새벽 공기만이 피부를 스쳤다. “아내가… 뭔가 숨기는 게 있습니다.” 의뢰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. “주말마다 외출이 잦아졌고, 통화도 짧고 조심스러워요.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… 이제는, 눈으로 문의하고 싶습니다.”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. 공감은 최소한으로, 판단은 절대 하지 않는다. 내 일은 진실을 확인하는 것,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.
새벽 6시가 조금 지난 시간. 의뢰인의 아내가 단지 내 주차장으로 내려왔다. 차에 오르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. 나는 멀리서 시야를 유지한 채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. 햇살은 천천히 도시를 밝히고 있었다. 도로 위에 비친 아침 햇빛은 따뜻했고,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들도 한결 선명해 보였다. 오전, 그리고 오후까지. 그녀는 몇 군데를 돌며 시간을 보냈다. 특별할 것 없는 하루처럼 보였다. 그러다 저녁 무렵, 그녀의 차는 조용한 외곽길로 빠져나갔다. 도시의 북적임을 등지고, 낯선 이정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. 그리고 오후 6시 42분. 그녀의 차량은 조용한 모텔 앞에 멈췄다. 몇 분 뒤, 한 남성이 나타났다.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마주 선 두 사람은 익숙한 듯, 자연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. 나는 먼 거리에서,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. 함께 들어가는 순간, 잠시 나란히 걸어 들어가는 뒷모습. 그 짧은 몇 초가 의뢰인이 기다려온 믿고 의뢰이용 가능한 증거였다. 돌아오는 길,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. 라디오도 껐다. 창밖으로 저물어가는 해와 조용한 일요일 저녁만이 차 안을 채웠다. 오늘 하루 종일 움직인 발걸음, 땀이 젖은 셔츠, 그리고 손끝의 피로함은 결국 이 한 장면을 위해 존재했던 셈이다. 사무실로 돌아와 자료를 정리하고, 시간대별로 동선을 요약한다. 사진 파일을 하나씩 검토하며, 보고서를 마무리한다. 지금 시각, 밤 11시 57분. 오늘 하루가 막 끝났다. 화창했던 일요일도, 나는 거리 위를 달렸다. 누군가의 마음이 부서지는 순간을 담기 위해. 그리고 내일도, 누군가 또 다른 진실을 확인하길 원할 것이다. 나는 그때도, 조용히 거리 어딘가에서 또 다른 새벽을 맞이할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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